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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순우 옛집 ::
·두문즉시심산 杜門卽是深山·
15.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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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을 닫으면 이곳이 바로 깊은 산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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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우, 두문즉시심산, 67.2x21cm,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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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집 사랑방 문에 걸린 두문즉시심산 현판과 최순우 선생

 

최순우 선생이 직접 쓴 편액으로 안채 사랑방 위에 걸려 있다. 사랑방은 선생이 집필을 하던 공간이다. ‘두문즉시심산이라는 글귀에서 문을 닫으면 곧 산 속이 되니, 번잡한 세상일을 잊고 생각을 가다듬고 고요하게 머물러 유유히 지내겠다는 선생의 마음이 드러난다. 고요하고 깊은 산중에서 기른 선생의 심미안과 우리 문화와 한국 미()를 아낀 마음은 아름다운 글로 전한다.

최순우 옛집에는 안채 안팎으로 현판 4개가 걸려 있는데, 선생이 쓴 것으로 유일한 것이다. 글씨는 송나라 휘종의 글씨체인 수금체(瘦金體)로 자획(字劃)을 가늘고 길게 뽑는 것이 특징이다. 자획이 가늘지만 강하고 명료하면서 유려한 맛을 지니고 있다.

글귀 옆에는 丙辰榴夏(병진류하) 午睡老人(오수노인)’이 새겨져 있다. 병진년(1976)은 선생이 성북동 집으로 이사 온 해이다. ‘낮잠 자는 노인이라는 뜻의 오수노인은 선생이 즐겨 쓰시던 호이다. 편액에서 재미있는 점은 낙서처럼 낮잠막을 새겨 놓은 부분이다. 도장을 새기듯이 동그란 원 안에 낮잠 자는 막()이라고 쓴 것이다.